
토요일 아침.
박성호는 복지관 앞에 멈춰 서 있었다.
건물 벽에 걸린 작은 현수막에는
‘동네 합창단 주말 공개 연습’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었다.
손끝이 조금 떨렸다.
하지만 아내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열린
그 따뜻한 감정의 문이
지금 성호를 부드럽게 떠밀고 있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복부가 차분하게 내려앉았다.
몸은 이미 시니어 건강 루틴을 자동으로 시작하고 있었다.
“가자, 성호야…”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한 뒤
천천히 현관문을 밀고 들어갔다.
강당은 오래된 나무 냄새가 섞인
따뜻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연습복을 입은 어르신들이
대여섯 명 모여 서 있었고
지휘자 역할을 맡은 활동가 한 명이
악보를 정리하고 있었다.
성호는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
“저… 처음 왔습니다.
오늘 공개 연습이라고 해서…”
활동가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아, 박성호 씨죠?
스승님 재훈 선생님에게 연락 받았어요.
오늘 오신다 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성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나요?”
“박성호 씨, 숨이 정말 깊어졌다고!
합창단에서 꼭 들어봐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성호는 숨을 한번 삼켰다.
스승님의 믿음이
이 작은 강당을 갑자기 무대로 바꾸어 놓는 느낌이었다.
활동가는 어깨를 풀어보라며 웃었다.
성호는 강당 한가운데로 천천히 걸어가
마이크 앞에 섰다.
반짝
마이크 금속 표면이 조명에 비쳤다.
마치 그 빛이 성호에게 말을 건네는 듯했다.
‘준비됐어?’
성호는 숨을 들이마셨다.
배가 가득 차오르고
가슴은 자연스럽게 열렸다.
그의 몸은 완전히
시니어 건강 루틴의 호흡 모드로 들어갔다.
그는 천천히 눈을 감고
첫 음을 뽑았다.
“라—…”
울림이 공간에 퍼지는 순간
어디선가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어머… 목소리 너무 좋다…”
성호의 눈 앞에서
어두웠던 과거의 그림자들이
서서히 걷혀가는 듯했다.
이어진 두 번째 노래는
그가 스승님 재훈과 마지막 무대에서 불렀던 곡이었다.
“그대… 그대만을… 기억합니다—”
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단단하고 깊었다.
강당의 나무 벽이
그의 울림을 받아 되돌려 보내는 듯했다.
노래를 멈추자
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곧
한참을 참아온 듯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활동가는 성호에게 다가와 말했다.
“박성호 씨…
이건 재능이 아니라
‘삶의 복귀’입니다.”
성호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제가요… 그런 건 아닙니다.
그냥… 호흡이 조금 돌아와서…”
활동가는 고개를 강하게 저었다.
“아니요.
호흡이 돌아온 게 아니라
‘당신이 돌아온’ 거예요.”
그 말은
성호의 가슴 깊은 곳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문이 열렸다.
강당 뒤쪽 문이 천천히 밀리는 소리.
스승님 재훈이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와 있었다.
재훈은 말없이 박수를 치고 있었다.
성호는 놀라
마이크를 내려놓고 다가갔다.
“선생님… 언제 오셨어요?”
“네 첫 무대를 보고 싶어서 말이다.”
재훈은 성호의 어깨를 툭 쳤다.
“그리고… 아주 잘했다.”
성호의 목이 다시 뜨거워졌다.
“저… 선생님 덕분이에요.”
“아니다.
너 스스로 일어선 거다.
내가 한 건
‘문을 보여준 것’뿐이지.”
스승의 말에
성호의 눈빛이 흔들렸다.
재훈은 이어서 말했다.
“성호야,
이제 선택해야 한다.”
성호는 숨을 들이쉬었다.
“선택… 이요?”
“그래.
계속 노래할 건지,
아니면… 여기서 멈출 건지.”
재훈의 목소리는 단단했지만
부드러웠다.
“네 몸은 이미 준비됐고,
마음은… 오늘 열렸어.
마지막 선택은 네 몫이다.”
성호는 강당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박수 치던 사람들,
감동한 표정들,
그리고… 문 앞에서 조용히 웃고 있는 아내.
모든 것이
하나의 답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계속하겠습니다.”
선택을 말한 순간
성호의 얼굴에는
오랜 시간 잊고 살았던 미소가 서서히 번졌다.
아내가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여보… 정말 고마워.”
성호는 아내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
“아니야…
이제… 나도 내 삶을 살아야지.”
그 순간
복지관 창문으로 저녁 햇살이 들어왔다.
금빛 빛살이 성호의 어깨 위에 고요히 내려앉았다.
그 빛 속에서
성호의 두 번째 인생이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새로운 첫 발을 내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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