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의사가 말한 뜻밖의 진단, 그리고 숨겨진 진실"

박성호는 14일 동안 이어온 변화가 신기하기만 했다.
숨이 덜 차고, 어지러움도 줄고, 얼굴빛이 살아났다.
그러나 가슴 한켠에는 작은 불안이 있었다.

“혹시… 이게 일시적인 건 아닐까?”

그는 그동안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잠들기 전마다 찾아오는 묘한 답답함이 있었다.
전보다 훨씬 나아졌지만, 몸 어딘가에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불안은 어느 날 현실이 되었다.

 

Day 17.
성호는 아침 걷기 루틴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왼쪽 갈비 아래가 묵직하게 아픈 느낌을 받았다.

“왜 이러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오후가 되자 통증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

아내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여보, 병원 가보자. 지난번 진단 받은 지 너무 오래됐어.”

성호는 하루만 더 버텨보자고 했지만
아내의 단호한 표정에 결국 병원으로 향했다.

 

내과 의사는 진료 기록과 최근 건강 검사를 천천히 살펴보며 말했다.

“박성호 씨, 혹시 최근에 뭐 특별한 활동을 하셨어요?”

성호는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아… 집에서 ‘시니어 건강 루틴’이라는 걸 조금 따라 해봤습니다.”

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방법이네요. 그런데 몸이 좋아지는 과정에서
오히려 통증이나 불편감이 잠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성호는 놀란 눈으로 의사를 보았다.

“통증이… 좋아지는 신호라고요?”

“네. 박성호 씨는 오랫동안 폐활량이 부족했고,
골반·척추가 틀어진 상태로 일해오셨습니다.
루틴을 시작하면서 몸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을 겪는 겁니다.”

그 말은 성호에게 한 줄기 빛처럼 느껴졌다.

 

의사는 차트를 보며 덧붙였다.

1. 잠깐의 갈비뼈 통증
   → 호흡 패턴이 정상으로 돌아갈 때 나타나는 자연적 반응
2. 허리·엉덩이의 묵직함
   → 골반 회복 신호로 많이 나타남
3. 일시적 피로감 증가
   → 회복 시 체내 대사 변화로 흔히 오는 현상

성호는 믿기지 않았다.

“그럼… 이 통증 때문에 루틴을 멈출 필요는 없는 건가요?”

“절대 멈추지 마세요. 다만 무리만 하지 않으면 됩니다.
오히려 꾸준하게 ‘시니어 건강 루틴’을 이어가는 게
지금 박성호 씨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입니다.”

의사의 확신에 찬 목소리는
그동안 마음속에서 흔들리던 불안감을 단숨에 날려버렸다.

 

병원 밖으로 나온 순간
성호는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 잘하고 있었구나.’

그는 자신이 변화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내는 그의 팔을 살짝 잡았다.

“여보, 괜찮다 했지? 의사 선생님 말 들었지?”

 

 

성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여보… 이제 진짜 제대로 해보자.”

 

성호는 다시 건강 일기장을 펼쳤다.
오늘의 기록을 천천히 써내려갔다.

“Day 17 — 병원에서 ‘좋아지는 과정’이라는 말을 듣고 큰 안도감을 느꼈다.
앞으로도 시니어 건강 루틴을 꾸준히 이어가야겠다.”

그러고 나서 그는 루틴을 조금 조정해
호흡 시간은 줄이고, 걷기는 평소보다 더 천천히 했다.

몸이 한결 편안해지자 그는 작은 계획을 세웠다.

“한 달 뒤엔… 저 언덕길까지 가보자.”

14일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거리를
지금은 스스로 목표로 삼고 있었다.

 

그날 밤, 성호는 창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봤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살아있다는 게… 이런 기분이었구나.”

그는 아주 오래전 잊고 살았던 감정을 느꼈다.
눌려 있던 마음속 무언가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들리는 소리.

‘이제 다시 시작해도 된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앞으로 펼쳐질 더 큰 변화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다음화 예고 (3화)

〈3화 — “숨이 바꾼 하루, 작은 변화들이 이어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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