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몸이 보내는 조용한 신호”

 

아침 공기가 유난히 차가웠다.
평소보다 두텁게 입은 겉옷 사이로
가을의 끝자락이 스며들었다.

박성호 씨는 천천히 현관문을 닫고
엘리베이터에 기대어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요즘 왜 이렇게 몸이 예민해졌지…?”

 

병원에서 말했던 것처럼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비뼈 옆 묵직한 당김이
오늘따라 더 또렷했다.

통증이라기보다,
몸이 “건강을 회복 중이야”라고
살짝 속삭이는 느낌에 가까웠다.

걷기 루틴을 하던 중
갑자기 숨이 탁 막히던 예전과 달리
오늘은 천천히, 그리고 일정하게
숨이 들고 나갔다.

 

집에 돌아오자
아내가 문득 말했다.

“당신… 요즘 얼굴빛이 좋아졌어.”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늘 피곤한 기색이 가득했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가슴이 뻐근했는데,

지금은 표정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박성호 씨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호흡 루틴이… 생각보다 효과가 있는 것 같아.”

 

오늘도 그는
자리에서 조용히 허리를 펴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가슴이 아닌,
배 아래까지 공기가 내려가는 느낌.

예전엔 가슴이 먼저 들썩였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배가 먼저 따라 움직였다.

몸의 패턴이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동네 공원을 지날 때
바람이 스치는 질감이 다르게 느껴졌다.

예전엔 숨이 차서
주변을 볼 여유가 없었는데,

오늘은 하늘도,
나뭇잎 흔들리는 모습도
모두 또렷하게 들어왔다.

“살아있다는 느낌… 참 좋구나.”

그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저녁.

늘 하던 것처럼
5분의 복식호흡을 마치고
조명을 끈 채 눈을 감았다.

이상하게도
오늘 따라 가슴이 가벼웠다.

걱정이 줄어든 걸까,
몸이 조금씩 회복되는 걸까.

그는 잠이 들기 전
아주 작은 소망을 떠올렸다.

“내일도… 오늘처럼 괜찮다면 좋겠다.”

 

다음화 예고(4화)

〈4화 — “낯선 통증, 그리고 흔들리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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